오늘날 발렌베리 왕국의 중심에는 지주회사 인베스터(Investor)가 있다.







80~90년대 복잡한 지분 정리를 거쳐 소유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발렌베리는 소유기업들을 끊임없이 사고 판다.
알짜기업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항상 최적화하는 것이다.
지난해 대형트럭 회사 스카니아를 폭스바겐에 팔았고,
북유럽 증권거래소들을 운영하는 OMX는 나스닥-두바이증건거래소에 매각했다.
현재 인베스터의 핵심 자회사는 모두 8개다.
ABB: GE와 쌍벽을 이루는 중전기회사
아스트라제네카: 다국적 제약회사
아틀라스콥코: 건설, 광산 등 산업용 공구
일렉트로룩스: 세계 최대 가전업체
에릭슨: 스웨덴의 국민기업
허스키바나: 옥외 공구업체
사브: 전투기 등 방산업체
SEB: 글로벌 금융그룹
지주회사 인베스터의 이사들은 핵심 자회사의 이사회 회장, 부회장, CEO를 2~3개씩 맡으며
평생을 발렌베리 기업에서 일하는 전문 경영인들이다.

이곳이 유럽 최대의 산업왕국이라는 발렌베리의 사령탑 인베스터다.
특별한 표시가 없어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손바닥 만한 명패와 유리창 로고가 이곳이 발렌베리의 심장부임을 알려줄 뿐이다.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Essen non videri)'는 발렌베리 가문의 모토가 실감난다.
이 모토는 격렬한 대중적 비난에 시달렸던 격동의 1920~30년대를 헤쳐나가며 얻은 지혜라고 할 수있다.
사회민주당이 장기 집권한 스웨덴에서 부자로, 그것도 막대한 부를 손에 쥔 채 산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할 것이다.

핵심 자회사들의 로고가 창문에 붙어있다.

마치 옛날 영화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 같다. 가죽 가방과 코트, 모자가 인상적이다.
발렌베리 가문의 일원이거나 전문 경영인 중 한명일까.
흥미롭게도 발렌베리 가문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기업가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발렌베리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라울 발렌베리'라는 이름이 나온다.
2차대전때 헝가리 대사관에 근무하며
외교관 신분을 이용해 10만명의 유태인을 나찌 위협에서 구한 '스웨덴의 쉰들러'다.
라울은 종전 후 실종됐는데, 소련군에 납치돼 감옥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냉전 붕괴후 밝혀졌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크누트 아가손 발렌베리의 형제 중 한명은 외교관이 됐고, 라울은 바로 그의 아들이다.

인베스터 본사 인근에 라울을 기념하는 작은 공원이 있다.
스톡홀름은 잘 알려진 대로 여러 개의 호수와 섬으로 돼있다.
드유르가르덴 섬은 과거 황제의 사냥터였던 곳으로 자연 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야외 박물관 스칸센과 바사 박물관이 섬 초입에 있다.

버스를 타고 섬 안쪽으로 들어가 종점에 내려 조금 걷다보면 그림같은 집이 나온다.
발렌베리 가문의 여름 별장 태카 우덴이다. 스웨덴 중산층이상은 대부분 여름 별장을 갖고있다.
태카 우덴은 1884년 크누트가 구입했다. 현재 발렌베리는 스톡홀름 외곽 브레빅으로 저택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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